
소화기를 버려야 하는 기준부터 확인하기
소화기는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안전상 권장 수명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분말소화기의 경우 제조일로부터 약 10년 정도를 사용 가능 기간으로 봅니다. 다만 10년이 채 안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니고, 10년이 조금 넘었다고 즉시 폭발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상태 점검’입니다.

소화기 본체에는 제조연월이 작은 글씨로 표기되어 있으니, 먼저 이 날짜를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다음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교체 또는 폐기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 제조일로부터 10년 이상이 지난 소화기인 경우
- 지시압력계(게이지)의 바늘이 녹색 범위를 벗어난 경우
- 용기 표면이 심하게 찌그러졌거나, 녹·부식이 진행된 경우
- 손잡이, 안전핀 등이 부러지거나 작동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
이러한 상태의 소화기는 내부 압력이 불안정해져 사용 시 파손 또는 폭발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처럼 온도 변화가 큰 환경에 방치하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면서 빠르게 폐기 절차를 진행하는 편이 좋습니다.
참고로, 아파트나 다가구 주택의 복도·계단 등에 비치된 공용 소화기는 관리 주체(관리사무소, 집주인, 건물주 등)가 정기 점검과 교체를 해야 합니다. 개인이 임의로 버리기보다는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상태 점검과 교체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형폐기물로 배출하는 기본 절차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소화기를 ‘대형폐기물’ 또는 ‘특수 폐기물’로 분류해 관리합니다. 겉모습이 작다고 해서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면 불법 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래 순서를 참고해 대형폐기물 신고를 진행해 보세요.
1. 관할 지자체 대형폐기물 신고 방법 확인하기
가장 간단한 방법은 관할 구청 또는 시청 홈페이지의 ‘대형폐기물 배출신고’ 메뉴에 접속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거주한다면 ‘서울시 대형폐기물 신고’처럼 검색하면 각 구청의 온라인 접수 페이지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전용 앱이나 통합 포털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서초구청 홈페이지에는 이런 곳이 있습니다. 지자체마다 유사한 페이지가 있으니 ‘ㅇㅇ구청 폐기물’이라는 제목으로 검색해보시면 쉽게 찾아볼수 있습니다.
2. 품목에서 ‘소화기’ 선택 후 수수료 결제
대형폐기물 신고 화면에서 품목 목록 중 ‘소화기’를 선택합니다. 이때 용량(예: 3.3kg, 4.5kg 등)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질 수 있으며, 대략 2,000원에서 7,000원 사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온라인으로 카드 결제나 계좌이체를 지원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집에서도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3. 대형폐기물 스티커(또는 접수 번호) 부착
오프라인으로 주민센터에서 접수하는 경우, 종이 스티커를 교부받아 소화기 본체에 잘 보이게 붙입니다. 온라인 접수만 하는 지자체는 실제 스티커 대신 접수 번호를 출력해 붙이거나, 번호를 적은 메모지를 부착하도록 안내하기도 합니다. 안내 문구를 잘 확인하고 따라 주세요.
4. 지정된 날짜·장소에 배출
신고 시 선택한 날짜와 장소(집 앞, 지정 수거 장소 등)에 맞춰 소화기를 내놓습니다. 대부분 새벽이나 오전 중에 수거가 이루어지므로, 전날 밤이나 당일 이른 시간에 내놓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때 아이들이 장난치지 않도록 손이 닿기 어려운 위치에 잠시 올려두는 것도 좋습니다.
폐소화기 전용 수거함 활용하기
최근에는 주민 편의를 위해 ‘폐소화기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는 지자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천 남동구처럼 행정복지센터나 구청 청사 내·외부에 전용 수거함을 비치해 두고, 주민이 무료로 폐기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렇게 수거된 소화기는 전문 처리 업체로 이송되어 금속, 플라스틱, 소화약제 분말 등을 분리·재활용하게 됩니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다음과 같이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환경 담당 부서에 전화 문의
- 구청·시청 홈페이지에서 ‘폐소화기 수거함’, ‘소화기 무료 수거’ 등 검색
- 아파트 관리사무소,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 공지 확인
전화 한 통이면 “수거함이 어디에 있는지, 무료인지, 별도 신청이 필요한지”를 금방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차량이 없는 분들이나, 한두 개 정도만 버려야 할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지자체별 정책과 위치 정보는 일정이 바뀌기도 하므로, 최신 정보는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소방청이나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생활 안전 정보는 아래 페이지들을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소화기를 버릴 때 꼭 지켜야 할 안전 수칙
소화기 자체는 작은 용기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압축된 가스와 분말 등이 들어 있습니다. 잘못 다루면 폭발 위험이나 약제 누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음 사항은 반드시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 소화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지 말 것
- 고물상에 임의로 가져다주지 말 것
- 불에 태우거나, 직접 분해·해체하려고 시도하지 말 것
- 차 안이나 뜨거운 장소에 장기간 방치하지 말 것
이러한 행위는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 법령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실제로 무단 투기나 부적절한 처리로 과태료가 부과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특히 고물상에서는 소화기에 남아 있는 압력과 소화약제를 안전하게 처리할 장비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 금속류로 생각하고 가져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또 한 가지 헷갈리기 쉬운 점은, 소방서는 폐소화기 수거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소방서는 화재 예방과 진압, 구조·구급이 주 업무이며, 폐기·수거는 각 지자체의 환경 부서(환경과, 청소과 등) 또는 위탁업체가 담당합니다. 따라서 “소화기를 버리려는데 맡길 수 있나요?”라는 문의는 관할 행정복지센터나 구청에 하는 것이 맞습니다.
가정에서 오래된 소화기를 발견했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집이나 사무실 한쪽에서 오래된 소화기를 발견했다면, 다음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보시면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먼저 제조연월을 확인해 10년 이상 경과 여부를 체크합니다.
- 외관 손상, 녹·부식, 압력계 상태를 한 번 더 살펴봅니다.
- 안전한 곳에 세워 두고, 쓰러지지 않게 고정해 둡니다.
- 관할 주민센터나 구청 환경 관련 부서에 전화해 “폐소화기를 배출하려는데, 대형폐기물 스티커가 필요한지, 수거함이 있는지”를 문의합니다.
- 안내받은 방법에 따라 대형폐기물 신고를 하거나, 지정된 수거함에 가져다 둡니다.
지역에 따라 “스티커를 붙이고 내놓는 방식”, “행정복지센터로 직접 가져오는 방식”, “전용 수거함에 자유롭게 배출하는 방식” 등 운영 형태가 조금씩 다릅니다. 한 번만 문의해 보면 이후에는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서 이용할 수 있으니, 메모해 두거나 사진으로 저장해 두면 다음에 또 도움이 됩니다.
소화기는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정말 필요할 때는 생명을 지켜 주는 중요한 물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오래된 소화기’는 과감하게 교체하고, 폐기는 안전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결국 나와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소화기가 집 어딘가에 있었다면, 오늘이라도 한 번 꺼내서 제조연월과 상태를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