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다 보면 꼭 한 번쯤은 화장실 때문에 진땀을 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낯선 음식이나 생수에 적응을 못 하면 배가 예민해지면서 일정이 꼬이기도 하구요. 그러다 일본 여행 중에 우연히 재미있는 디자인의 설사·복통 관련 약을 보게 됐는데, 그때부터 일본 ‘급똥약’으로 유명한 이 제품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에 배가 살짝 예민해지면서 그때 봤던 그 약이 다시 떠올라서 정리해 보게 됐습니다.

일본 급똥약 패키지 이미지

일본에서 볼 수 있는 ‘급똥약’이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사진을 보면, 이 약은 주로 일본 드럭스토어(마츠모토키요시, 사츠드라 등)나 돈키호테 같은 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포장 디자인이 워낙 직관적이라서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급똥약’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설사·복통을 완화하는 지사제 계열 일반의약품에 가깝습니다. 일부 제품은 진경제 성분이 들어 있어 장의 과도한 움직임을 줄여주고, 일부는 설사를 가라앉히는 성분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사진에 보이는 타입은 보통 한 통에 12회분 정도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복용 횟수와 1회 용량이 따로 정해져 있으니, 겉면에 적힌 설명을 꼭 확인하고 그 이상으로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용법과 특징

사진 속 제품은 “물 없이 한 알만 먹어도 된다”는 식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제품마다 복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물 없이 씹어 먹는 타입도 있고, 물과 함께 삼키는 캡슐·정제 타입도 있습니다.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매장 직원에게 ‘이 약은 물 없이 먹는 타입인지’ 정도는 한 번 확인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대체로 설명을 보면, 일상생활 중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상황, 예를 들어 긴장할 때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 과민성 대장 증상으로 가볍게 묽은 변이 자주 나오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용도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특히 양은 많지 않은데 신호가 자꾸 오는 경우, 혹은 대중교통·장거리 이동처럼 화장실 가기 애매한 상황을 대비해 챙겨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느낌으로 작용할까?

이 약을 먹어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윗배가 텅 빈 느낌이 나고, 아랫배에서 올라오던 자극이 줄어들어 급하게 화장실을 찾지 않아도 되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보입니다. 이걸 괄약근을 꽉 조여서 참게 해주는 약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는 장의 연동운동을 조절하거나 과도한 수분 배출을 줄여주는 등, 장 운동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딱딱한 변보다는 묽은 변일 때 효과를 더 잘 느꼈다”는 후기가 많다는 것입니다. 원래 멀쩡했던 배를 억지로 멈추는 약이라기보다는, 이미 묽어지고 있는 변을 조금 더 잡아주는 쪽에 가깝다고 이해하면 조금 편합니다.

완전히 막아주는 약은 아니다

이 약을 먹는다고 해서 원래 나와야 할 모든 변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 안에 내용물이 많이 차 있으면 결국 한 번은 화장실에 가게 됩니다. 다만 양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신호만 자주 오는 상황, 배가 예민해서 이동 중에 불안한 상황에서 “화장실까지 조금만 더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용도로 보면 더 현실적입니다.

주의해야 할 부작용과 한계

이런 종류의 약은 항상 부작용과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고 쓰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 먹었는데 거의 효과를 못 느끼는 경우
  • 효과가 너무 늦게 나타나서, 뒤늦게 장 운동이 과도하게 억제되고 변비로 이어지는 경우
  • 복통, 메스꺼움, 복부 팽만감 등 평소와 다른 불편감이 생기는 경우

또한 심한 식중독이나 고열을 동반한 설사, 피가 섞인 변, 며칠 이상 지속되는 설사 같은 상황에서는 이런 지사제를 마음대로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병을 숨기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약국 약보다는 의료기관 진료가 우선입니다.

제품 상세 설명 이미지

성인용·여성용·아이용, 무슨 차이일까?

사진을 보면 제품이 성인 남성용, 성인 여성용, 어린이용 이렇게 3가지 정도로 나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포장만 다르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1회 복용량과 1일 최대 복용량 차이
  • 체중과 체격을 고려한 유효성분 함량 조절
  • 어린이용은 특정 성분(예: 카페인 계열 등)을 줄이거나 빼는 경우
  • 알약 크기, 맛(어린이용은 씹어 먹기 쉽게 향·맛을 넣기도 함)

다만 포장만 보고는 정확한 차이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어 설명이 부담스럽다면 구글 번역 앱으로 성분과 용량 부분을 촬영·번역해 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됩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의약품 정보나 일본 의약품 정보 사이트에서 개별 제품명을 검색해 성분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의약품 정보를 모아둔 KEGG 의약품 DB 같은 사이트에서 성분명을 확인해 보면 비슷한 계열의 약인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남성용, 여성용, 어린이용 제품 이미지

일본 여행을 자주 가거나, 긴장하면 바로 화장실을 찾게 되는 스타일이라면 이런 약을 한두 통쯤 챙겨 두는 것도 심리적인 안정감에 꽤 도움이 됩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응급 대비용’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평소에 배가 자주 아프거나 설사가 지속된다면 꼭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